졸업했습니다.
그 2년의 과정 동안 많은 경험과 배움이 있었지만 제가 신시내티에서 제가 얻은 가장 소중한 배움과 기쁨은 하나님입니다. 제가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된 것이 제가 누리게 된 특권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토록 사랑하심이 저에게는 물론 하나님께도 기쁨이라는 걸 생각하면 참 감사합니다.
제 기도는 대부분 기원이 아님을 고백합니다. 기도라는 것을 시작했던 그 처음에는 어떤 존재를 향해 내 소원을 기원하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었습니다. 하나님을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감사한 마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아파도 감사하고 심지어 실연을 해도 원망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먼저 생기는 저를 보면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나는 항상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 곳에서 삶을 누리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게 좋은 친구들을 주시고, 내가 밤잠을 설쳐가며 몰두할 수 있는 이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시며, 정의의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 마음이 예수님을 떠나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달려나갈 때, 내 마음 한 곳에 다시 예수님을 나타내 주셔서 내 영혼의 구원의 길에 이르게 해주신 그 은혜에 눈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죄를 버리고 돌아온 나를 한없이 기뻐하며 안아주신 그 분의 사랑에 또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과 감사라는 이름의 작은 씨앗을 거칠고 메말랐던 내 마음에 심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되어 그 사랑의 향기가 내 마음에 흘러 넘칠 때까지 거부할 수 없는 그 은혜로 나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내 마음에 가득하면 길가에 핀 작은 꽃을 봐도, 손 끝에 바람이 스쳐가기만 해도 마냥 감사합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봐도, 노을 빛으로 가득 찬 저녁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매사에 감사하고 있는 나 자신을 느낄 때 저는 감사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마음은 평온을 잃어버렸었습니다. 어느새 공부로 머리가 꽉 찼었습니다.
흘러간 그 봄 날들의, 그리고 조금 바로 전 까지 나의 불행의 극치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한 데 있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감사해야 했었습니다. 그 힘들었던 두 달의 하루하루는 단단한 껍질속에 아름다운 진주 빛을 숨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명 전 가장 어두운 어둠 속에서까지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내가 하나님을 만나기 그 이전 부터 서막은 이미 시작 되었고, 하나님은 나를 위해 일하시며 나는 이미 그 분의 선한 결말을 위해 달리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건 하나님에게 버림받아서 그 분의 뜻이 나에게 전해지지 않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겁니다.
하나님과 저 사이에 영적인 교제가 끊어지지 않도록 다시 무릎 꿇고 기도하며, 이렇게 조심스럽게 글을 올려봅니다.
오늘 묵상한 시편의 한 구절을 첨부합니다.
고난을 당한 것이, 내게는 오히려 유익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난 때문에, 나는 주님의 율례를 배웠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친히 일러주신 그 법이, 천만 금은보다 더 귀합니다.
주님께서 손으로 몸소 나를 창조하시고, 나를 세우셨으니, 주님의 계명을 배울 수 있는 총명도 주십시오.
내가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걸고 살아가기에,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기뻐할 것입니다.
주님, 주님의 판단이 옳은 줄을, 나는 압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고난을 주신 것도, 주님께서 진실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그리고 졸업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