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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처음으로 들어온 테이트(최의덕, L. B. Tate) 선교사가 사냥을 나왔다가 두정리 마을의 지주 조덕삼을 만났습니다. 조 부자는 서양손님을 자기 집으로 모시고 잘 대접했는데, 선교사는 고마워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때부터 복음에 관심을 갖게 된 조 부자는 주일마다 말씀을 듣기로 하고 사랑채를 내주었습니다. 결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여 신자가 되었고 그의 마부 이자익도 믿었습니다. 그 지역은 큰 절이 있어서 주민들 대다수가 불교 신자였지만 교인이 많아지면서 금산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조덕삼은 설립교인이 되었고, 지금도 그 때 예배당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조 부자와 그의 마부였던 이자익의 관계가 특별합니다. 자익은 경남 남해에서 형편이 어렵게 살았는데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밥도 굶을 처지였습니다. 전라도 곡창지대로 가면 밥은 먹고 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먼 길을 걸어서 김제까지 왔고, 마음씨 좋은 지주 조덕삼을 만나서 그의 마부가 되었습니다. 그의 총명함과 성실함이 주인의 마음에 들어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들 조영호가 천자문과 한글을 배울 때 이자익도 그의 어깨너머로 혹은 창 밖에서 보고 들으며 글을 터득했습니다.

조덕삼과 이자익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서 1902년 가을에 함께 세례를 받고 얼마 후에는 집사직도 받았습니다. 1909년에는 금산교회가 최초의 장로 1인을 투표하게 되었습니다. 교인들과 동네 사람들은 조덕삼 씨가 장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엉뚱했습니다. 교인들이 이자익을 장로로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조 집사는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믿음 안에서 이자익을 장로로 섬겼습니다.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 모두 놀랐습니다. 소작농이나 머슴은 비천한 사람이었습니다. 양민과 천민 신분 구별이 철저했던 때였지만 교회에는 그런 구별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교회의 특별한 모습이었습니다. 교역자들이 부족했던 때라서 선교사들이 오지 않으면 이장로가 예배를 인도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가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해도 조 집사는 앞자리에 앉아 겸손하게 예배드리는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믿음과 헌신 그리고 겸손한 신앙생활은 선교사들과 교인들의 칭송거리가 되었습니다.

테이트 선교사와 조 집사는 이 장로가 비록 머슴이지만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을 사람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장로에게 신학을 하도록 권하고 학비를 지원해서 그가 1910년에 평양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5년 만에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조덕삼은 그 때도 이 목사를 자기 교회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머슴의 신분으로 신앙생활을 했던 모 교회의 담임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조 장로님의 신앙인격과 그 교인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목사님의 신실한 목회와 덕스러운 생활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는 1924년(제13회) 함흥에서 모였던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총회장이 되어서 조선의 모든 교회를 지도했습니다. 해방 이후로도 일제 때 무너진 교회를 재건하려면 그의 지도가 필요하다며 1947년(제33회)과 1948년(제34회)에도 총회장을 맡았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총회장을 맡았던 특별한 분입니다.

비천한 자가 하나님의 종으로 크게 쓰임 받았던 배후에는 믿음 좋은 후원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교회사학자 김수진 씨는 "머슴 이자익이 목회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신실한 신앙에다, 훌륭한 인격자였던 조덕삼 씨의 사랑과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조덕삼 씨도 그 후로 장로가 되었으며 그의 아들 조영호 씨도 장로가 되었습니다. 손자 조세형(전, 국회의원)씨도 금산교회 장로가 되었으니 3대를 이어 한 교회의 장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순수하고 신실한 모습으로 자기 보다 세상적 지위가 낮은 자를 진심으로 섬기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혹시 우리는 나보다 세상적으로 높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친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없나요? 하나님께서는 그 중심을 보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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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우아빠 2010.11.15 10:03
    감동있는 메세지 감사드립니다. 좋은 말씀 항상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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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정민 2010.11.16 03:12
    훌륭하신 조덕삼 장로님의 겸손한 섬김에 깊은 은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근데 조덕삼 장로님이 조세형 전의원의 할아버지셨군요. 제가 필리핀에 단기선교 갔을때 섬겼던 조현종 목사님의 삼촌이 조세형 전의원이셨는데.. 조덕삼 장로님 덕분에 이자익 목사님과 같은 훌륭한 영적지도자가 세워졌을뿐 아니라, 조덕삼 장로님 온 집안이 대를 이어 3대 4대 주님나라 위해 귀하게 쓰임받는 걸 보며 믿음의 가정, 믿음의 대물림과 축복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많은 은혜 받았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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