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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매년 성탄절 전날 밤에 이루어지는 성탄축하의 밤 행사는 1년
내내 기다려지는 행사였다. 12월이 되면 밤마다 모여 교회학교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성탄절 찬양과 율동, 연극, 성시낭독 등을 준비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빨강, 노랑, 녹색, 힌색 반짝이 줄로 감겨진 소나무 성탄 츄리(tree)와 그 위에
눈처럼 뭉쳐진 작은 솜덩이를 올려 놓는 장식을 도와 주면서 성탄절이 주는 기쁨과 행복감에 젖었었다. 예수님의
구원에 대한 감격보다는 어렸기 때문에 외적인 행사 준비와 행사에서 기쁨을 얻었던 것 같다. 그래서 12월이면 매일 밤 교회에 가고 싶었다. 성탄 장식은 교회 안에도, 교회 밖에도 했었다. 성탄절은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교회
절기 중의 하나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12월
24일 저녁에 다 교회에 가서 예수님의 성탄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줄로 알았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 가면서 그렇지 않음을 알았다.
보통 교회마다 24일 저녁 7시에
모여 1부에 성탄축하예배를 드리고, 2부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하 행사를 했다. 각 부서별로 나와서 그 동안 준비한 것들을 발표했는데 어린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참여했다. 그리고 2부가 마치면 젊은 장년들이나 청년들, 대학생들, Youth들은 선물 교환을 하다가 밤 12시가 넘으면 새벽송(song)이란 것을 했는데 10-15명씩 팀을 짜서 각 지역별로 성도님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성탄찬송 2곡(보통, 고요한 밤 거룩한 밤 or 저
들밖에 한 밤중에 한 곡을 부르고, 마지막에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을
불렀다. 이는 천사들의 찬송 소리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전하는 행동이었다. 이 성탄 새벽송을 들으면 그 집 성도님이 주무시다가 나오셔서 함께 찬송을 불렀다. 그러면 우리는 함께 그 가정을 위해서 축복기도를 해 드렸고, 그
집 성도님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우리들에게 주셨다. 어떤 집은 간단한 과일이나 뜨거운 차, 커피, 떡국을 끊여 주신 분들도 계셨다. 특별히 그 분들이 주신 선물들은 새벽송을 마친 후 교회에 다 모아서 성탄절 예배에 참석하는 어린이들에게 줄
과자 봉지 선물을 눈은 감기고 졸렸어도 기쁜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면 새벽 5시, 한국에서는 1년 365일 새벽기도를 하기 때문에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고, 교회에서 자거나
가까운 성도님들의 집에 가서 잠시 눈을 붙인 뒤, 교사들은 아침 9시에
어린이 예배를 드리고, 청,장년들은 오전 11시에 성탄절(25일) 예배를
드렸었다. 육신적으로는 몹시 피곤했지만, 마음으로는 너무
기쁘고 행복한 성탄절을 매년 보냈었다. 특벽히 새벽송은 베네주엘라에 있을 때 두 해 동안 해 본 적이
있었다. 새벽송을 부르면 옆집 원주민이 나와서 함께 찬양했던 기억이 난다. 나라가 어수선해지고 치안이 위험해 지자 그 다음 해는 안했더니, 원주민들이
왜 안하느냐?고 올해도 기다렸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의 마음에 예수님을 사모하는 기다리는 마음이 있음에
감동받았다. 신시내티에 와서도 초창기에 새벽송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오늘날 의미 있고 순수했던 성탄절의 새벽송 문화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
그런데 지나간 성탄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잊지 못하는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다. 난 그때 중학교 2학년이었다. 이 사고는 서울 중심가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건너편에 있던 21층짜리 대연각 호텔 대화재 사고였다. 1971년 12월 25일 화재였다. 163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당했다는 뉴스를 성탄절예배 후 집에 돌아 와서 Radio 뉴스를 통해서 들었다(최종 집계, 사망자 166명(추락사 38명), 부상자 68명, 행방불명 25명). 너무 끔찍한 뉴스였다. 그때는 Television이 없던 때였다. 화재 원인은 1층 커피숍에 있던 LP가스가 오전 9시 50분에 폭발해서 생겼다고 했다. 건물에는 비상계단도 몇 없었고, 옥상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실제로 20여 구의 시신이 옥상 출입문 앞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이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에 호텔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와서 사망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 당시 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성탄절에 왜? 교회에 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특별히 여행이나 출장자를 빼 놓고 왜? 집에서 자지 않았을까? 아마 예수 믿는 사람들은 다 교회에 갔을 테니까 안 죽었겠지? 라고 생각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이 땅에 인간으로 태어나셨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위해서 오셨다. 이젠 성탄절에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한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눅 2:11) 세상을 살리는 교회, 영혼을 살리는 성도로 성탄절을 지키길
소망한다.
Merry Christmas!
반갑습니다. 이 성권 담임 목사 입니다.
Phone: (513) 38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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