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능력교회 교우 여러분!
먼저 부탁말씀을 하나 올립니다... 이번에 박사과정으로 가시는 분이 있는데, '양 민석'이란 분입니다. 한국 예술종합학교에서 전자음악 작곡으로 석사를 하고 올 가을 신시내티 음대에서 새로 시작하시는 분이죠.
이야기인즉슨... 예종과 자매결연이 되어 있는 저희 과(플로리다대 작곡과)에 박사과정으로 있는 박 주원이란 사람이 올 여름 예종에서 전자음악 특강을 하였는데... 이 양 민석이란 분하고 잘 안다더군요. 그런데 이 분이 "나 가을에 신시내티 간다" 했더니, "어, 나 아는 형이 신시내티 나왔는데..." 해서 저를 소개시켜 줬지만, 제가 올 여름은 너무 경황이 없어 도저히 이 분을 만날 수가 없었죠. 그래서, 묘한 마음의 빚마저 느끼고 있고 능력교회에서 그 분에게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집 구하는 문제부터 여타 정착에 필요한 모든 절차에 대해 상당히 걱정 하시더군요. 잘 좀 부탁합니다!!!
제 결혼식은... 사실 말이죠...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셨을 거예요. 도통 글도 안 올리고 소식도 없던, 더구나 '신시내티에 있는 동안에도 외톨이로 지내던 이 종찬이가 무슨 염치로 장가간단 글을 올렸더란 말이냐'하고... 저도 그래서 사실 여기에 글 올리는 것은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신시내티 음대 출신의 모 씨가 이 곳에 글을 올리면 다들 좋아할 것이라 했고 (그럴 리가...) 아무튼 어색함을 무릅쓰고 한 번 올려 보았는데... 정작 그 분은 제 결혼식에 참석 못 했고... 여러 가지로 아쉽게 되었습니다. 7월에 제 신부를 데리고 신촌에서 맹 은지, 김 성신 씨와 만난 적이 있는데, 결국 신시내티 출신으로는 그 두 분만 저희 커플을 보게 되었네요.
제 신부는 9월 10일에나 이 곳에 오는데, 그 때 저희 결혼식 사진들을 담은 CD-ROM을 들고 올 것이고... 몇 장 올려 보겠습니다.
아무튼, 결혼식은 친한 작곡가, 연주가들의 협조와 섭외 노력에 힘입어, 한국 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금관 5중주'의 팡파레와 축주, 서양식 축가, 또 국악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가야금 병창 등 다채로운 음악과, 용인대학교 총장 김 정행 박사님의 주례, 분당 구미교회 하 대식 목사님의 축복기도 등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DVD로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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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신시내티를 떠나고 나서 더욱 그리워 하시는 것 같은데, 저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무척 아쉬운 것은, 막상 신시내티에 있는 동안에 저는 극심한 고독과 방황기를 겪었다는 것이죠. 지나고 보면 저 자신의 괴팍한 성격과 문화적 특이성, 한국 20대들과 한마디로 너무 '코드'가 맞지 않는 점 등으로 어려웠던 것 같지만... 이제는 뭐... 다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죠. 글쎄... 지금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참 없기는 합니다. 이번 여름에 절실히 느낀 것인데... 독특한 역사와 문화적 경험상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동질성'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이에서 벗어난 모든 종류의 마이너리티는 한국에서 꿈을 펼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젊은 사람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죠... 좀 외람된 이야기였습니다만...
아무튼, 제 스스로에게는 질곡이었던 신시내티 생활이 이제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쉬움도 무척 많고요... 그래서, 이 능력교회 게시판에 종종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건지...
이제는 각처에 흩어져 계신 여러분 모두... 진정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곧 또 만나 뵙기를 소망합니다.